일반 B747기장입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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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장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747기장님들께서 요즘 아마 생각이 많으실 듯 합니다.
저도 문득문득 드는 생각이 스트레스 수준까지 되버린 듯 합니다.
하여 생각을 조금씩 정리하고, 글을 남겨야 이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겠다 싶어서, 조금은 이기적인 마음으로 글을 쓴다는 것을 이실직고 합니다. ^^;;
먼저 옛날얘기를 피할수가 없습니다.
부기장때 747전환해서 만10년넘게 꼬박 747만 탔습니다.
밤9시, 10시쯤에는 브리핑실에 747모임같이 747기장님들만 계셨죠.
짐싸고 풀고, 싸고 풀고, 돌아다니는 비행도 전체 플릿 통털어 pax기는 한두편, 747은 뭐 거의 항상~
한번 비행에 2leg 하는, 찍고 다니는 비행도 pax기는 기종 다 통합해도 한두편,
747은 오슬로/인천, 스톡홀롬/인천, 모스코/프랑크, 페테스부르크/프랑크, 엥마달, 엥~시카고~시애틀, LA/SFO 뭐 여기저기 2leg비행도 거의 747만 하고 다녔구요.
밤샘 야간 퀵턴도 푸동, 광저우, 홍콩….
지금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그당시 기장님들이 얼마나 불만이 많으셨을지 이해가 갑니다.
더군다나 수당도 더 받는것도 없었고, 오히려 손해보고 다니셨습니다.
이렇게 얘기해도 사실 그 당시에도 이해 못하신 분들이 많으셨죠.
400만 화물하던 예전에는 친한 선후배끼리도 밥먹다가 말다툼까지 한걸보면…
“400만 힘드냐?, 어차피 다들 밤새고 다니는데 왜 유독 니네만 힘들다고 징징대냐?”
같은 일을 하는 조종사끼리도 서로를 이해한다는건 무척이나 힘든가봅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러는건 여전해 보입니다.
몇몇 기장님들께서 이해를 구하고, 설명하려해도,
이유도 불문하고, 답은 이미 정해져있고,
400만 다르게 하는것 자체가 잘못된것이고, 부조리한거고, 비상식적이라고 하고,
외부점검하는것 조차도 거슬려보이나 봅니다.
물론 다른 플릿도 밤샘비행하죠 당연히, 그러나 다수의 홈베이스 인천 출발 비행패턴이 어떻게 되느냐가 이런형태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400처럼 교대할 이유도, 필요도, 요구도 없었죠.
400플릿이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이고, 다른 플릿이 합리적이고 상식적이어서라기 보다,
처음 얘기한 대다수의 비행패턴이 다른 플릿과는 차이가 있어, 자연히 플릿문화로 정착되어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777도 10년 후 쯤에는, 유독 777플릿만?하는 그런부분이 조금씩 표면화 되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인간은 생각을 먼저하고, 행동을 한다고 당연히 알겠지만,
사실은 그반대의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합니다.
과거에 내가 했던 행동, 결정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현재의 가치관이나 생각, 판단을 정한다고합니다.
380, 777때는 안그랬는데, 400은 왜그래?
나 400부기장때는 이랬는데, 지금은 왜 바꾸려하지?
CRM교육을 받아보셨을테지만,
교육중에는 모든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의 방향이 직종, 위치에 관계없이 비슷합니다.
자신이 한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합리화 과정이 없이, 생각하고 판단하게 되는 것이죠.
대한항공에서 CRM에 들인 시간과 돈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수많은 시간과 돈이 쓰여진 효과에는,
보시는 것과 같이 물음표를 던질수 밖에 없습니다.
CRM부서와 상관없는 그냥 평기장입니다만,
관련이슈를 CRM교육때 활용하면, 부끄럽지만 우리 스스로를 거울에 비춰보는 기회가 되지않을까합니다.
제가 예전에 부기장때 했던 행동의 자기합리화의 위험을 알지만,
그렇더라도, 지금의 부기장분들의 생각을 이해하는데는 어쩔수 없이,
그런 위험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하며,
저도 부기장때 했던 생각을 돌이켜 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예전에 들었던 생각은,
“이륙하고 1+30정도는 지겹지도 않고 시간도 휙 빨리가는데, 일찍 교대해서 나중에 엄청 지루하겠네” 였습니다.
대부분의 인천 출발이 밤에 출발하는데, 예로 밤11시에 이륙해서 근무하는데,
저는 밤 11시반 부터 자거나, 밤 12시반 부터 자거나…였지만,
기장님은 피로도의 차이가 크겠구나싶었습니다.
정말 조심스러운 말입니다만,
1시간 일찍 쉬어서, 뒤에 1시간 더 길게 근무한다고, 비행안전에 지장이 있다는 그런생각을 해본적은 없습니다.
또한 기장인 지금은 어쨌든 나눠서 쉬는 비행이라도 체력적으로 못하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습니다.
물론 쪼개서 쉬는게 체력적으로 안힘들다거나, 뒤에 1시간 짧게 근무하는것이 비행안전에 plus요인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System이 그 바운더리를 규정하고 있고,
그 내에서는 우리가 서로 나눠가며 감내해야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입니다. System이 바뀌지 않는한….
그래서 어떤식으로 매듭지어지더라도, 흔쾌히 받아들이고, 가능한 부기장분들과 좋은 분위기로 비행하려고 노력할겁니다.
더불어 익명게시판에 대한 얘기도 좀 하고싶습니다.
짧은 지식으로는 민주주의시작부터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져야 하는게 공교육이었다고 합니다.
주인으로서 가지는 권리, 권리의 한계, 책임, 인권등등~
각설하고, 일전에도 익명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만,
실명으로하면 “여로”를 닫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우려가 있어 “익명”이 유지된걸로 기억합니다.
우리가 익명게시판을 이용해서 의견을 표현할 자유, 권리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계또한 분명합니다.
기장, 부기장을 떠나서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것들을 우리보다 먼저 많은 희생을 해가며,
걸어 가셨던, 가시고 계시는 분들입니다. 그중에 악역도 있었겠지만, 다수의 선배님들의 많은 희생이 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표현하는 단어의 문제라기 보다, 불특정 다수의 기장님들에게,
부조리, 도둑…. 이런 표현은 우리들이 누려야할 자유와 권리가 절대 아닙니다.
익명뒤에 숨어서, 닉네임 바꾸면 되~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그 구정물같은 블라인드 게시판처럼, 우리 게시판을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우리는 주인으로서 익명게시판, “여로”를 만들어 가야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글을 쓰며 감정적인 표현이 있지 않을까 많이 고민하였습니다.
혹여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런 부분을 최대한 억제하려고 노력했다는 말로써 먼저 양해를 구합니다.
또한 댓글에 대한 댓글 다는것이, 감정의 핑퐁게임이 되는 것이 우려되어 최대한 자제함을 이해바랍니다.
댓글목록
하늘뽀이님의 댓글
하늘뽀이 작성일
부기장입니다!
기장님 말씀에 감사하고, 공감합니다. 400 플릿에 있다는걸 자랑스레 여기고 있습니다. 또한 회사에 불만은 있겠으나, 기장님들과의 관계, 칵핏 분위기 100000% 즐겁게 비행하고 있습니다.
칼맨님의 댓글
칼맨 작성일
긴 글의 요점이...???
400교대방식에는 이유가 있다.
나 부기장때는 그렇게했다.
777도 400처럼 될것이다.
그리고 회사 CRM교육은 무의미했다.
나때는 400힘들었다.
대략 이런 내용인가요?.....
비밀의숲님의 댓글
비밀의숲 작성일
기장님 여러 말씀 잘 들었습니다.
어차피 개인의 생각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만, 기장님께서 잘못 알고 계시는 사항은 객관적인 팩트를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 댓글을 썼습니다.
향후에 유독 777만 하는 특별한 절차가 생길 것이라고 언급하셨는데, 이미 777도 화물기 운영한지 10년이 다 되어가고, 기장님께서 언급하신 그 패턴들 포함 더 복잡한 패턴을 현재 운항 중입니다. 하지만, 777은 기장님이 말씀하신 그 PAX만 할 수 있다는 불합리한(?) 제도로 현재 모든 패턴이 운영 중입니다. 747경험만 있으시다니 동기분이 777에 계신다면 확인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익명 게시판의 폐해에 대해 말씀하셨지만, 기장님께서도 이 글을 익명으로 쓰셨습니다. 이해 당사자가 부기장인데 과연 기장님께서는 그 때 그런 말씀 어떻게 하실 수 있었습니까?
민주주의, CRM의 기본은 남과 내가 다름을 인정할 때 시작이라고 합니다. 남들이 다 아니라는데, 혼자만 그렇다고 생각이 드신다면, 어떤 것이 문제일까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쓰신 글의 의도와는 다르게 다른 댓글들로 인해 신경이 더 쓰이실 수도 있지만, 한 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X반도님의 댓글
X반도 작성일
관련 이슈에 관한 여러 글들 및 댓글을 보며 한마디 첨언하고 싶습니다
애초에 문제가 제기된 이유는 3P 비행시 이착륙을 담당하는 크루중 하나인 부기장이 이른 교대 때문에 착륙시까지 비행시간이 너무 길어지게 되어 피로도로 인한 비행 안전에 문제가 생기기에 이런 패턴을 바꿔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점차 더 좋은 분위기로 바뀌도록 노력해주신 기장님들의 희생과 노력에 감사드립니다만 이런 부기장들의 제안 또한 기장들님의 권위에 도전하려는 것이 아니며 비행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을 개선해 보자는 건전한 제안입니다
다소 선을 넘는 말들로 인한 감정싸움으로 인해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절제된 언어로 건전한 토론으로 합리적인 결과가 도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들어떠하리님의 댓글
이런들어떠하리 작성일
기장님에서 쓰신 이 글도 개인적인 생각이시듯, 부기장이 쓴글들도 사견일 뿐입니다.
같은 부기장 입장에서 당연히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밑에 PVG 3P관련된 글만 봐도
‘제목이 자극적이네, 2set 퀵턴 비행할때도 본인도 가끔 비행시간 도둑질하는거 아닌가?
에이 근데 푸동은 힘들긴 하지..가고싶지 않다..
이착륙할때 우측석에 부기장이 앉아있어야 하는 규정만 아니였어도..
오토랜딩만 할수 있었어도..’
이렇듯 각자 해석하기, 받아들이기 나름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게시판에 글 올리는 사람은 대표자격으로 올리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일부를 보고 전체로 판단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존경합니다. 기장님, 부기장님
12342님의 댓글
12342 작성일
반대가 많은 이유는 잠잠해질라하는데 또 같은소리 다르게 말해서 라 봅니다. 주기적인 문제제기이고 언젠간 바뀔겁니다
그리고 이걸로 스트레스 받을필요 있나요 뭐
400800님의 댓글
400800 작성일
악의없이 쓰신 글이라는것은 느껴집니다만 크게 좌절하게 됩니다.
이번에도 크게 변화는 없겠구나. 전혀 다른 포인트로 대다수 기장님들께서는 이것을 바라보시는구나.
시대가 변한건가? 세대의 문제인가? 기장 부기장 자리가 바뀌어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신는가?
아주 작은 희망을 걸었으나 이제부터 그냥 조용히 747 좋은 분위기 지키겠습니다.
그러려니님의 댓글
그러려니 작성일
그냥 더 논란없이 좀 힘들어도
지금처럼 좋은 분위기로 기장님들과 비행하고픈 부기장 입니다.
말씀 하셔서, 저도 익명에 기대어 맴도는 질문들만 써보겠습니다
1. 다른기종은 카고, 2번찍는 비행, 3P 비행이 없는가?
2. 다른기종은 3P 교대 어떻게 하는가?
3. 심지어 부기장 PF시 P1이 먼저 교대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사실인가?
4. 10시간 비행 가정시 부기장 근무는
지상임무 후 30분 비행, 3시간 20분 휴식, 6시간 10분 비행 후 지상임무.
부기장이 PF시 피로관리는 적정한가?
5. 부기장 PF시 오토랜딩으로 워크로드 경감 가능한가?
6. P2 기장님 컨디션이 FO 컨디션보다 중요한가?
7. 타 기종은 기장 연령이 더 낮은가?
도둑질 표현은 의도가 아니더라도 상처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 글쓰신 부기장님도, 다른 부기장들도 푸동퀵턴
그런 의미가 아니라 회사놈들 싫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747 기장님들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기장 사이 747선호기종 이유 들은것들 적어봅니다..
1. 비행 출근 적당해서 워라벨이 좋다
2. 기장님, 보직자분들(현재기준), 교관, 평가관님 모두 너무 좋으시다.
3. 블랙 기장님이 타기종 대비 극히 극히 적다.
4. 레이오버시 통상 쇼업때 봅시다 하신다.
5. 기장님들 성품이 다들 온화하시다.
단점
3P 교대
비행이 너무 적어 집안일이 많다
노조원3님의 댓글
노조원3 작성일
참 답답하네요.
현재의 문제는 747만의 다른 3P 교대 문제이고 이것을 바꾸면 되는데 747기장님들의 글은 항상 다른 쪽에서 접근을 하네요.
심플한 핵결책이 있는데 왜 자꾸 다른 말들로 본질을 흐리는지 모르겠습니다.
standard님의 댓글
standard 작성일
흐미~ 다들 날이 날카로우시네요~
그만 좀 찔러주세요~ 너덜너덜합니다~ㅠㅜ
.
본글 요약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교대방식 바뀌는거 찬성합니다.
다만, 그동안의 기장님들의 행동이 적폐라는 의식에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힘든시기 같이 지내온 전우 같으신 분들인데….ㅠㅜ
긴글 굳이 변명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댓글에도 있는 부기장분들에게는 미리 나서서 바꿔주지 미안함이 있습니다.
부디 오해 마시고 저도 바꿔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제는 바뀔껄요~500원~
칼맨님의 댓글
칼맨 작성일
부기장이 먼저 이야기하라는 분들이 계시던데.
부장이 먼저 자장면 시키면서 맘대로 선택하라면
누가 탕수육 시키겠습니까.
그냥 부장 욕하면서 자장면 먹고 말지.
그 부장은 분위기 좋아서 다들 자장면 주문한 거라 생각하겠죠.
수년 전부터 공론화 된 이야기를 아직도 부기장이 말을 못하니까
그냥 한다는 분들. 댓글을 보니까 그런 분들이 아직 많이 계시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