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9년차 부기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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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차 부기장입니다.
전혀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회사를 상대로
오랜기간 임금협상 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그간 모든 협상의 녹취록 다 읽어보며
얼마나 답답하고 힘드셨을 지 이해가 됩니다.
저는 비록 9년차 부기장이라
예전 파업에 직접 참여한 적은 없지만
비행다니면서 기장님들께
지금 우리가 받는 처우와 단협이
조종사 노조가 한마음 한뜻이 되서 투쟁해서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라는 말씀을 들으며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복잡한 이유로 양분되었던 노조가
다시 하나의 노조로 합쳐지는 걸 보면서
앞으로는 더 희망적이겠다
필공 해지를 필두로 해서 우리의 여건이 좀 더
나아지겠다는 기대를 했습니다.
새로운 통합 1기 노조로 많은 고생하신 걸 알지만
이번 최종 임금 협상안은 찬성 할 수 없습니다.
1. 분명 20년 임단협은 총회를 거쳐 부결되었습니다.
비록 근소한 차이였다고 하나 모든 노조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투표로 결정된 사항이였습니다.
갑자기 20년임단협에 21,22 년 임금협상까지 추가하시더군요.
그래서 받은 결과물이 전과 차이 없는 20년 동결에
21년 동결, 22년은 10% 인가요?
조삼모사가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2. 조종사 노조원으로 항상 조종사 노조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왔습니다.
일반 노조가 사측의 하수인마냥 임금 협상 위임할 때
저희는 그래도 저희의 목소리를 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통합노조1기가 일반노조와 차이가 없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애초에 회사는 저희나 일반직이나 최종적으로 10%
올려줄 생각을 하고 나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들과 우리가 왜 똑같은 조건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놈의 형평성?
우리는 2년이 넘는 코로나 시국에도 가족들한테
전파시킬까 전전긍긍하면서
해외에서도 컵라면에 햇반으로
객실에 갇혀가며 비행기 띄운 조종사들인데!
이럴거면 조종사노조 해체하고 일반노조와 합쳐야죠.
왜 저희가 훨씬 많은 노조비 내가며 노조를 유지해야 할까요?
저희가 파격적으로 올려야 일반직이랑 타직군도 따라 오르는 걸 보셨잖아요?
3. 협상안이 올라오고 난 이후의 조합의 반응입니다.
뭔가 쎄한 느낌이 있으셨던 거겠죠.
수시로 홈페이지 모니터하고 있는 조합에서
일부러 소급시점 글에는 답변을 회피하셨죠.
다른 글에는 답변을 달아주면서
여러개 올라와 있던 소급시점 질문만 피해서 답변을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소급시점이 2022년 4월이라는 걸
조합원들이 알면 총회가 부결될까 걱정이 되신건가요?
글로는 설명이 부족할 수 있으니,
조합을 찾아오던 전화해서 얘기를 들으라는 것 조차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답답하면 니가 나가서 협상해봐라
협상위원 모집하지 않았냐 하실 기장님들 계실 수 있는데,
부기장이라 죄송합니다...
노조 활동 하다가 회사에 찍혀서 기장승급 물먹거나
뭘 하려면 일단 기장은 되고 해야할 것 같아
뒤에 숨어 목소리만 내고 있어서 죄송합니다.
안전회의도 오프라인으로 참여하고
임금협상안 총회 반대,
재신임도 반대표 던지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댓글목록
처음처럼님의 댓글
처음처럼 작성일
이런 9년 차 부기장이 있어 든든하고 자랑스럽네요.
임금 인상의 부결은 못 받는 게 아니라 다시 협상해서 받겠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급하신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되지만 앞으로 조종사의 주역이 될 이런 9년 차 5년 차 3년 차 부기장들을 위해 더 나아가 조종사 모두를 위해 문제점들은 짚고 넘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노조는 회사의 입장을 고려해주는 단체가 아닙니다.
고민만님의 댓글
고민만 작성일
9년차 부기장님..
글 서두의 내용은 충분히 공감 갑니다.
하지만, 말미에 부기장이라 나서지 못 했다는 비겁한 변명으로 들리네요.
상집에 있는 부기장님들 어떻게 느낄까요?
기장되면 나선다구요?
저도 결과가 만족스럽다는 말은 아니구요.
전체적으로 이성적으로 글 쓰셨다건 알겠습니다만,글 말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핑계가 이상해서 남겼습니다.
승급하실때까지 안전비행 하세요.
Unknown님의 댓글
Unknown 작성일
@고민만 비겁한 변명이라 말씀하시니 한마디 남겨봅니다.
상집에 있는 부기장이 어떻게 느끼겠냐…
사실 그동안의 역사를 보면 상집에 있는 부기장들이 회사의 횡포로 피해를 본 일이 있나요?
아니면 상집이 아닌 각종 집회나 쟁의 행위에 열의를 갖고 참석 했다가 회사의 채증 등으로 신분이 알려진 평범한 부기장이 피해를 본 일이 많나요?
제가 알기론 열의를 가진 평범한 부기장의 피해가 극심하다고 알고 있는데 이걸 가지고 비겁하다고 말씀 하시는건 과하다고 보여 지는데요.
과연 본인은 처자식 딸린 부기장 시절에 모든걸 내던지고 얼마나 적극적으로 각종 활동을 하실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심이…
오늘도흐른다님의 댓글
오늘도흐른다 작성일@고민만 이 글은 남기신 기장님은 대한항공에서 부기장이실때 열혈노조원으로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1선에서 눈치 안 보고 투쟁에 나서셨습니까? 그냥 지나가다가 궁금해서 여쭙습니다.
조합원825님의 댓글
조합원825 작성일
@오늘도흐른다 지나가다가 한마디 거들겠습니다.
기장님들은 부기장때.. 젖먹이 아이부터 초등학교 아이를둔 가장일때...
그리고 내일까지 회사에 복귀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거라는 회사의 협박을 집에 아이와 혼자남은 아내의 벌벌떠는 목소리로 전해 들으면서 1선? 열혈? 그런거 생각 안하고 회사에 대항했습니다.
이런 불편한 이야기는 더이상 안나왔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