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간만에 글 올려봅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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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잠정합의안 부결의 시작
처음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게 김종오 위원장님 때였습니다. 그 전까지 몇 년인가요? 20년 좀 안되는기간 동안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왜 그 오랜 기간 동안 다 통과가 되었을까요? 돈 많이 받는다고 기분 좋아서 찬성 찍어줬을까요? 그건 아닙니다. 투표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이 묻는 질문 1위는 “부결되면 어떻게 되냐?” 였습니다. 대답은 간단합니다. 집행부 총 사퇴입니다. 왜 총 사퇴하는지는 먼저 올린 글에서 이야기 했습니다.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은 협상 결과가 맘에 들지 않아서 반대를 찍고 싶은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찬성 찍으라고 총 사퇴란 말로 협박하는 게 아닙니다. 교섭 결과는 맘에 들지 않지만 집행부 사퇴를 바라지 않는 분들은 찬성을 찍었습니다. 이렇게 임단협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최초로 임단협이 부결된 건 연간 1000 시간 제한이 깨질 때였습니다. 당시 집행부는 1000 시간 양보를 대가로 획기적인 근로조건 개선을 이루려고 했지만 잘 안 됐습니다. 회사는 집행부와의 교섭을 중단하고 개별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죠. 조종사 대표인 노조와 이야기 하지 않고 조종사 개개인을 타겟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1000 시간 제한을 비롯해서 국내선 이착륙 4회 제한, 3 파일럿 12시간 제한 다 푸는 쪽으로 진행했습니다.
노조에서는 개별근로계약에 응하지 말라고 했지만 조종사 개개인들은 각개격파를 당했습니다. 촉탁이나 재채용을앞둔 사람들, 기장 승격을 앞둔 사람들, 교관이나 보직을 유지하기 바라는 분들 등등 약한 고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개별 근로계약을 한 사람들이 과반에 이르면서 노조 집행부는 사측에 항복하다시피 했습니다.
사측에 밀려 잠정합의를 한 집행부는 공지 글을 통해 애매한 뉘앙스를 풍기는 글을 올리면서 임시 총회(투표)를 소집했습니다. 말이 잠정합의일 뿐 항복 문서나 다를 바 없는 잠정 합의였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이심전심으로 퍼지면서 잠정합의안이 최초로 부결됐습니다.
바로 재신임 투표에 들어갔고 거의 100% 가까운 찬성률로 재신임이 됐습니다.
두 번째 잠정합의안 부결은 김성기 위원장님 때였습니다. 이 때는 재신임을 묻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재교섭을 시작하지도 못했습니다. 시간을 좀 끌다가 다음 해 교섭을 좀 빨리 시작하면서 합쳐서 뭉뚱그리는 식으로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부결됐습니다. 위원장만 사퇴한 거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지난 2020, 2021 임금 교섭이 부결됐죠. 이후 재신임 투표에서 74%의 찬성으로 재신임이 이루어졌습니다. 만약 부결됐던 2020, 2021 임단협에 대해 바로 재교섭을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좀 더 진전된 잠정합의안에 합의를 했을까요?
현 집행부가 사퇴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만약 이번에도 재신임 투표를 하고 재신임을 얻은 뒤에 재교섭을 하면 회사가 조금 더 양보를 할까요? 동의 안하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가능성 없는 이야깁니다. 그러면 김성기 위원장님 때처럼 다음 해 교섭이랑 합쳐서 교섭의 성격을 재교섭 플러스 다음 교섭 형태로 가져가는 방법 밖에 없겠죠. 그런데 문제는 지금 집행부 임기가 올 해까지입니다. 지금 집행부는 내년 교섭을 할 수가 없고 재교섭을 통해 진전된 결과를 만들 방법도 없으니 사퇴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겁니다.
사측 논리라고요? 지금 집행부가 사측 논리에 따라서 퇴진한다고 보십니까?
댓글목록
플레이도님의 댓글
플레이도 작성일
정확히 말하자면, 1차 부결은 20년 임협과 21년 단협에 대한거였습니다.
그 후 협상단이 21년, 22년 임협을 추가하여 협상한거죠.
고로, 20년 한해에 대한 동결은 그나마 51%의 반대로, 그래 1년은 그럴수도 있지... 라는 분들도 많았지만,
3년합해서 10% 인상은 58%의 반대로, 3년에 10%는 말도 안된다... 라는 분들이 더 많아진겁니다.
집행부는 임기가 내년 6월까지이고, 그들이 진전된 결과를 얻을수 없다면, 교섭결렬 선언을 해야 하는겁니다.
이미 부결된 20년 임금동결을 다시 협상하지 않은채 다음해 임협과 합쳐서 부결된 안 그대로를 총회에 상정했고,
가결되었다면 모르겠지만, 3년 합쳐 10% 임금인상으로는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한거 뿐입니다.
2차례 연속 총회 부결은 집행부 총사퇴가 당연한겁니다. 김성기 위원장님 선례도 있고요.
다른 회사 노동조합들은 1번의 총회 부결에도 집행부 총사퇴를 당연시 여깁니다.
현 집행부가 결정한 것이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