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중요한 건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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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측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일반노조는 대의원들이 위원장을 뽑습니다. 노조위원장을 뽑는 대의원회가 열리는 날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대한항공 회장을 제외하면 거의 1인자라고 할 수도 있는 인력관리본부장이 대의원들에게 큰 절을 합니다. 노사 화합을 할 수 있는 위원장을 뽑아달라고 하면서 말이죠. 과거에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잠정합의안 부결로 노사협력실은 초상집 분위기가 됐을 겁니다. 노사가 만나서 정식 합의안에 도장 찍고 악수 또는 포옹하는 모습이 기사로 나가야 하는데 나가리가 됐으니까요. 아마도 노사협력실도 잠정합의안 통과를 낙관했을 겁니다. 몇 프로가 찬성하느냐의 문제로 봤을 것이고 위에도 그렇게 보고했을 거라 추정됩니다.
하지만 집행부 총 사퇴 선언이 나왔으니 노사협력실은 다시 신발끈을 매겠죠. 지금 이 순간 노사협력실의 가장중요한 문제는 집행부 선거입니다. 회사는 어떻게든 회사를 상대로 한 투쟁에 집중하는 노조 집행부가 들어서지않기를 바랄 겁니다.
집행부 선거에서 한 팀이 단독 출마를 하게 된다면 큰 하자가 없는 한 찬반 투표를 통해 무난히 당선될 겁니다. 만약 이 한 팀이 민주노조 깃발을 높이 치켜들고 회사를 상대로 한 투쟁도 벌일 수 있는 집행부라면? 노사협력실은난감하겠죠? 현 회장 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회사가 조용히 잘 굴러가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노조가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시끄럽게 하는 건 정말 곤혹스러울 겁니다.
그래서 노사협력실은 지금 노조 위원장으로 가장 원하는 사람 인기 톱 10을 작성하고 있을 겁니다. 작성을 마치면 1번부터 연락을 할 겁니다. 형님(또는 기장님) 잘 지내시죠? 오랜 만에 형님 생각이 나서 전화드렸습니다. 술이나한 잔 하시죠. 이렇게 이야기 할 겁니다. 전화 받은 사람은 왜 전화를 받았는지 알 겁니다. 알 만한 사람들 위주로리스트 업 했을테니까요.
이렇게 만나서 출마를 권유하다 보면 출마하려는 사람이 나올 수 있죠. 저도 전화 한 번 받아봤기 때문에 이런 말하는 겁니다. 이쯤 되면 노사협력실에서는 뽀로로가 누군지 알 겁니다. 아마 전에 올린 글들 보면서 뽀로로가 누구일 거 같다고 추정했다면 이제 거의 확신하겠죠. 전화 받고 술도 얻어 먹고 출마는 거절했습니다.
노사협력실은 왜 나 같은 사람에게 위원장 출마를 권유했을까? 물어봤죠. 선수들끼리 일하는 게 편하다는 겁니다. 무조건 회사를 상대로 싸우지는 않고 말도 어느 정도 통하면서 어용이라는 의심을 받지 않는 사람이 좋았겠죠. 어용이라는 의심을 받기 시작하면 회사도 피곤해지니까.
지금 상황은 회사를 상대로 한 투쟁에 따른 피로감도 어느 정도 잊혀지고 민주 노조에 대한 향수가 조금씩 살아날단계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누가 과연 노조를 이끌겠다고 총대를 맬까? 나올 사람이 있을까? 하는 걱정도조금 있습니다. 어쨌거나 노사협력실 입장에서는 손 놓고 구경만 하진 않을 겁니다.
다음 글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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