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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응급실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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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과객
댓글 19건 조회 2,272회 작성일 20-06-28 19:40

본문

6월 28일 일요일 오전

옷가게 피팅룸에서 옷을 갈아입던 중 마감이 잘안된 칼날같은 거울 모서리에 왼손 중지와 식지 마디가 베였다.

하필 손마디에...

얼른 지혈과 응급조치를 하고...인터넷 검색으로 병원을 찿고 있었는데...

아 오늘은 일요일.. 대부분 병원이 쉬는 날.

운 좋게 알아낸 가까운 응급실로 부랴부랴 향하였다.


응급실에 도착하여 손소독과 체온측정을 마치고 난 후 당직의사가 하는 첫번째 질문

의사 : "해외 다녀오셨어요?"

나 : "예, 다녀오기는 했지만 저는 항공사 승무원이라서 선별진료소가 아닌 일반병원에서 진료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사 : "해외 다녀오셨으면 상부지침으로 진료는 못받습니다."

나 : "그러면 여기서 진료 받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병원이 어딘가요?"

의사 : "건대병원으로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계시면 곤란합니다."

쫓겨나듯 병원문을 나와서 노조사이트에 승무원 병원진료에 관한 근거를 찿아본다.

승무원은 병원진료 가능한 것이 확실하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피가 흐르던 손가락 마디도 시간이 흘러 알아서 지혈이 됐고, 날도 더워 일단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자마자 지역 보건소에 전화했으나 일요일이라 받지 않는다.

재난관리본부 1339로 전화하고 사정을 얘기하니, 승무원 병원진료에 관한 규정을 확인해서 알려주시겠다고 했다.

몇 분이 지나서 상담원의 연락이 왔다.

연락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승무원은 능동감시대상자로 일반병원진료가 가능합니다.

2. 일요일 보건소 연락시에는 구청 당직으로 자동 전화연결이 된다고 합니다.

3. 병원에서 승무원 진료거부는 위법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진료거부 당한 것입니다.

그래도 그 병원에서 왜 진료거부를 했는지 알기 위해 해당 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했습니다.

오늘 만났던 그 분이 받으시더군요.

저는 1339 전화상담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지만, 당직의사는 상부지침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상부지침을 내리신 분이 누구이신가 물어봤더니, 병원장이 내린 지침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아, 이분도 피고용인일뿐...


코로나바이러스로 모두가 조심하는 것은 이해는 되는데, 왜 이리 씁쓸한지.

정부의 지침이 의료계에 잘 미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렇게 방치하게 한 제 자신도(현실안주형) 돌아보게 됩니다.


아픈 손가락을 뒤로 한채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정책이 승무원 친화적으로 바뀌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된다면 적어도 정당한 대우는 받아야 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 대 승무원 인식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진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로 싸우는 위대한 영웅은 아닐지언정

우리 승무원도 국가경제를 위해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는 여러 국가로 내 몸 던져 일하고 있는 작은 영웅이라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의료서비스는 떳떳하게 환영받으면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홍보가 필요하겠죠.


더 나아가서,

잦은 밤샘과 시차변화, 수면장애로 자기 수명과 몸을 축내면서 받은 피 같은 돈인데

돈 많이 받는 귀족노조로 매도만 당하는 우리.

해외여행 자유롭게 하는 낭만적인 직업으로만 홍보하는 기업. 

또한 이런 저런 이유로 배부른 돼지라는 프레임으로 전 국민의 승무원에 대한 인식을 옭가매는 언론 여론몰이.


우리가 자유롭게 될려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승무원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아, 글이 두서없이 길어졌네요.

손가락 몇마디 다친 것으로 어쭙잖게 여러가지 생각해봤습니다.


힘든 시기에 이래저래 애쓰시는 모든 운항승무원님들 화이팅입니다.


추신

6. 29 월요일 진료거부한 병원 신고하려고 1339에 신고요령 문의했더니 진료거부는 위법사항이 아니라고 하네요. (어제 문의결과와 정반대의 답변)

            이유는 능동감시대상자의 진료여부는 병원의 결정사항이라고.... 아프시면 선별진료소로 바로 가십시요.

6. 30 화요일 1339에 해외에서 입국한 항공사 승무원 병원진료 관련 규정 문의하였더니, 보건복지부 감염병예방법 관련해서 129로 문의하라고 하네요.

            129에 문의했더니, '정당한 사유없이 진료거부를 할 수 없다'라는 문구에 정당한 사유가 법적인 해석이 애매모호한 경우라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현상황에서 병원의 방어적인 진료거부 또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민원답변은 7일에서 14일 정도 걸리다고 하네요.


7. 14 화요일 민원 답변 접수

           1. 안녕하세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입니다.

           2. 우선, 의료기관 방문 시 불편함을 겪으신 점에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귀하께서는 의료기관에서 해외에서 입국한 자(승무원)에 대한 진료거부에 관하여 질의하신 것으로 사료됩니다.

           3. 의료법 제4조 제1항에서는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장은 의료의 질을 높이고 병원감염을 예방하며 의료기술을 발전시키는 등 환자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함을

             규정함과 동시에 의료법 제15조 제1항에서는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4. 이와같이 의료인 및 의료기관장에게는 의료기관의 감염 예방의무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는 두 가지 의무가 모두 부여되어 있어, 다수 의료기관들에서 환자들께서는 다소 불편

             하시지만 먼저 선별진료 후 진료를 하는 등 의료기관 내 감염예방과 환자 진료를 모두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5. 정부에서도 환자와 의료기관 감염예방을 위해 안심병원을 지정·운영하고 있으며, 한시적으로 전화 상담·처방제도 실시하고 있으며 여기에 다수의 의료기관들이 참여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다시 한 번 의료기관 이용에 대해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6. 기타 문의사항은 보건복지상담센터(129)로 연락주시기 바라며, 해당 의료기관을 지도 및 관리하는 관할지역 보건소에 문의하시어 적절한 조치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끝.

           

추천35 비추천0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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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님의 댓글

기러기 작성일

치료잘하시고 손보다 마음에 나신 상처 잘 보듬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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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님의 댓글

휘파람 작성일

고생하셨습니다. 
아픈 손가락 부여 잡고 치료 받다 쫓겨나듯?  병원을 나오신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저도 비슷한 상황에 노출된 일이 있어서 그 맘 이해되고 매우 씁쓸합니다.
기러기님 말씀 처럼 다친 맘.... 잘 보듬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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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님의 댓글

행복이란 작성일

많은 생각이 드는 말씀이시네요 ㅠ 쾌차하시고 다시 안전비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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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아이님의 댓글

호크아이 작성일

손보다 마음을 베이셨군요. 얼른 쾌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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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off님의 댓글

Leveloff 작성일

모두 힘 내십시오. 저희 끼리라도 힘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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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CH님의 댓글

FLCH 작성일

이번 달 건강보험료로 약 90만원 넘게 납부했는데 위급한 상황에 병원 응급실도 못간다면...이거(건강보험) 보험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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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캡틴님의 댓글

루트캡틴 작성일

이것 진짜 심각한 일입니다. 질본 앞에서 시위라도 한번 하죠. 빠른 시일내로 대책이 필요합니다. 도대체 몇달째 병원도 제대로 못가고....어쩌다.이렇게 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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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파티님의 댓글

자일파티 작성일

진짜 병원 자체를 갈 수 없는 환경입니다.  물론 전염병 상황은 알겠지만 응급 상횡에서도 치료가 거부된다니 심각한 문제입니다.  저는 지난달 휴업으로 14일 경과 후 겨우 치과치료를 받았는데 이번 달 또 가야할 상황인데. 뻔히 14일 후에 오라는 답변 예상 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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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바다님의 댓글

난바다 작성일

뭔 고민..... C동 5층에 병원 있쟎아요?  의사 선생님도 계시고  간호원 선생님도 계시고.... 진료받고  처방전 받으세요.

그리고, 대한항공 항보실 제발 저희들 이야기 들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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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보잉보잉님의 댓글

보잉보잉보잉 작성일

@난바다 거기 토요일, 일요일에도 근무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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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님의 댓글

행복이란 작성일

@난바다 거긴 응급실 없어요 ㅠ  혹여 있더라도 집에서 가기엔 너무 멀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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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3님의 댓글

노조원3 작성일

저도 병원 이용 할 일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병원 정책이라고 안된다 하여서 자세한 설명과 진료거부 냐는 반협박(?)으로 겨우 갔다 온 적이 있습니다.
병원 한번 가기가 너무나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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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헬로님의 댓글

헬로헬로 작성일

적극적으로 진료거부 신고부터해주세요~~

저는 승무원이라고 밝히고 진료 잘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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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닭님의 댓글

쌈닭 작성일

글을 잘 쓰시네요.  비행 나와도 심란하고 쉬자니 돈이 없어 아이들이 눈에 밟히고 참 진퇴양난의 시대입니다.  사람도 거의 없는 호텔에서 몇자 끌적입니다. 다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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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도빅님의 댓글

루도빅 작성일

우리 노조 뿐만이 아니라 모든 항공사 노조 및 알파케이 이름으로 각 병원에 적절한 지침이 내려지도록 질본이나 보건복지부에 강력히 전달 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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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삼이님의 댓글

규삼이 작성일

기장님 마음 이해가 정말 되네요.
보건복지부는 전화 안받고
NZ는 기장님 알아서 조심하시라하고.
건강보험료 수십만원 내는데..
누구를 위한 건지..
조종사도 대한민국 국민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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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님의 댓글

에어로 작성일

최근 제가 관련 민원을 구로고대병원을 대상으로 제기했던바가 있는데(질본, 인권위에 제기)

거기 답변내용에 따르면 질본 세부 지침에 따르면 입원실기준 300석이상 병원에선 자체지침에 따라 기준을 마련해서 적용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감염관리과 주관으로 해외방문자(승무원 포함) 21일 이내 출입금지(14일 경과자에한해 자체 코로나 검사후 출입가능)이라는 지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질본담당자 그리고 담당 보건소에서도 그건 질본지침에 따른 다른 환자 보호를 위한 합당한 조치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300석 미만의 소형 병원에선 말씀하신 질본지침을 따라야 하지만 그이상급의 병원에선 자체규정이 있기에 거기에 따라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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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님의 댓글

에어로 작성일

300석이상 대형병원중 해외운항 승무원 진료가 되는곳 안되는곳 확인해서 알려만 줘도 좋을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최근 경험상
고대구로는 아예 안되고,
신촌 세브란스는 승무원임을 밝히고 제외대상이라고 하면 출입가능 스티커는 붙여주지않고 누가물어보면 제외대상자라고 말하라하고 출입가능하게 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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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cha님의 댓글

encha 작성일

제가 더 배우고 갑니다.
향후 잘 참고하겠습니다. 아울러 기장님께서 신청하신 민원결과도 추후에 올려주시길 부탁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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