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인적자원관리(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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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칠판에 크게 <인적자원관리>라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자원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원이 목적일 수 있는가 아니면 수단에 지나지 않는가? 그저 전공 과목 중 하나인 인적자원관리론을 배우기 위해 온 학생들은 이런 뜬금없는 질문에 좀 당황했을 겁니다. 당연히 자원은 수단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인적자원이란 무엇인가? 자원으로서의 사람을 의미하지 않는가? 곧 사람이 자원이요 수단이라는 의미이다. 좀 더 분위기가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인적자원관리는 그러므로 수단인 사람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가르치는 것이다. 이거 좀 그렇지 않은가? 이것을 배우는 학생들은 그러면 자원인가 목적인가? 나중에 조직에 들어가서 이 전공을 살리면 막강한 힘을 가진 인사부서에 근무할 텐데, 그래봤자 결국은 최고경영층의 다른 자원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자원(사람)을 관리하는 자원(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찌의 집단수용소에 갇혔던 유대인이 가장 미워했던 대상이 누구인지 아는가? 그건 독일군이 아니었다. 좀 더 큰 빵을 얻어먹기 위해 다른 유대인들을 감시하고 관리했던 유대인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반일운동하던 다른 한국인을 감시하고 고발했으며, 그로 인하여 약간의 부와 권력을 누렸던 친일분자들이 있었다. 인적자원관리를 열심히 배워서 다른 인적자원을 관리하는 인적자원이 되는 것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런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사람을 수단으로 관리한다는 것은 그들이 창출한 잉여를 효과적으로 착취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물론 그들보다 더 많은 돈과 권력을 누릴 수는 있겠지만, 과연 보람을 느끼고 만족할 수 있을까?
대학에서 교수들은 열심히 가르치고 학생들은 열심히 배웁니다. 가르치고 배울 것이 너무도 많아서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것입니다. 그런데 열심히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대체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던지지 않습니다. 왜 그것을 배우는가? 그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것을 배움으로써 자신과 사회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는 것은 몰라서라기보다는 불편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근원적인 모순을 인정해야 하는데, 그러면 마음이 편치 않겠지요. 그런 골치 아픈 문제로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럴듯한 이론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젠 분위기가 숙연해졌습니다. 첫 시간이 이랬으니 나머지는 어떠했을까요? 학생들에게 인적자원관리론에서 설명하는 각종 이론의 이면을 살펴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만, 적어도 무엇을 어떻게 판단하고 접근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시간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이 사람이므로, 느낌과 인간관계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사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님을 깨달은 것이었습니다. 이 모순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목록
CLRtoLAND님의 댓글
CLRtoLAND 작성일
나치 앞잡이한 유대인이든 친일파 짓을 열심한 이들 그리고 회사 앞잡이를 하는 자
혹은 자기를 사측이라 칭하는자 본인도 일개 직원인 그사람의 공통점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입니다
자기 합리화 성향이 강하고 강한자 밑에서 빌어먹을것을 선택한 자들
그리고 더 약한자들을 짓밟는 자들 정말 역겹습니다
조합원773님의 댓글
조합원773 작성일
소시오패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자신의 성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고 거짓말을 일삼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 자신을 잘 위장하며 감정조절이 뛰어나다.
● 인생을 이겨야 하는 게임이나 도박으로 여기며 다른 사람들을 이용할 타겟으로 생각한다.
● 매우 계산적이다.
● 겉으로는 매력적이고 사교적으로 보일 수 있다.
● 어릴 때 비정상적으로 잔인하거나 공격적인 행동들 재미삼아 한다 (예. 동물학대, 불내기)
● 쉽게 지루함을 느끼며, 자극욕구가 강해서 새롭고 위험한 과제를 흥미로워한다.
● 자신의 잘못이 발각되면, 거짓으로 후회, 반성을 하거나 (예. ‘이번 잘못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나도 피해자다’) 동정심에 호소하면서 자신의 순진함을 강조한다.
소시오패스?
안델센님의 댓글
안델센 작성일좋은 글이네요. 이런 수업을 잘 들은 학생들이 회사에가서 관리자가 되면 좋겠네요.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회사에서 휴머니티를 녹이며 인간미가 살아있는 조직을 만들수 있지않을지..관리는 어쩔수 없는 업무이지만 결국 사람들이 함께하기를 원하는 조직으로 만들기위해 큰그림을 그릴줄 아는 관리자들이 수행한다면(이런 관리자를 리더라고 하죠) 그런 회사에 근무하는 것은 기쁨이 될것 같습니다.
투자자협동조합님의 댓글
투자자협동조합 작성일
백번 옳은 글입니다.
당장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미래에는 저런 개념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AI와 인간형 로봇을 이용한 '로봇자원관리'가 중요해질 테니까요.
그럼 또다른 윤리 질문에 봉착하게 됩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파생된 '그렇다면 우리는 나치 독일군이 되는 것인가?'라는...